![]() 사슴신의 숲. 걸어갈 때 아래서 풀들이 자라나는 느낌. 너무나 조그만 또 하나의 세상. 토끼풀 4잎짜리 찾으려다 발견한 축소된 세상 너무 작은 잔디. 그 위에 작은, 정말 작은 물방울. 다리의 움직임조차 안 보일 만큼 작은 벌레. 내가 사는 이곳도 이럴 수 있겠구나 보이는 것만이 있는게 아냐 아무도 없는, 사람과 문명의 손길이 전혀없는 장소에서.. 겁없이 무작정 올라간 곳에서 '나만의' 공간과 시간을 가지다. 눈을 감으니 안들리던 또 하나의 물소리, 나뭇잎소리, 또 다른 새소리, 바람소리를 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 모습을 보았다. 공중에 떠 있는 나무, 새들의 싸움, 나무와의 동화... -- 1999년 4월 9일 9:30 am~ 10:30am -- 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 대학 3학년때 일입니다.. 교양 수업 중에 '레크레이션 지도' 라는 수업이 있었습니다.. 정말 레크레이션을 하는 수업이어서 부담없이 가서 놀았(?)었죠 ^^;; 다른 요일의 같은 레크레이션지도 수업은 이론 중심이었다는데, 참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^^ 그 수업에서는 꼭 엠티를 한번 가는게 전통(?)이라서, 우리도 엠티를 갔습니다.. 조용하고 자연과 맞물린 곳이었어요.. 엠티 둘째 날. 아침을 먹고 교수님께서는 이곳 저곳 다니면서 절대로 사람들을 만나지말고,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셨지요.. 전 사람들을 안 만날 방법을 생각하다 산에 올랐습니다 =.=;; 처음엔 그냥 길이 있어 보이는 부분을 따라 올랐는데, 어느 새 그냥 걷기 어려운, 길이 아닌 길을 가고있었어요.. 저도 모르게 어느 샌가 헥헥 거리면서 올라가고 있더군여;; 길도 아니고 가파르고...인적도 전~혀 없고.. 그 사실을 발견하고 갑자기 무서워졌지요;; 그런데..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니 뭔가 다른 느낌.. 마치, 다른 세상에 온것 같았죠.. 제가 걷는 발걸음마다 그곳에서 풀이 더 자라는것 같고,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아주아주 작은 풀들, 곤충도 다 저나름대로의 '작지만 완전한'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.. 아주 작아도 그것 자체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는거.. 놀라운 일 아닌가요.. 그리고, 이름 모를 새 두마리가 영역싸움을 하고있었는데, 두마리의 대화를 제가 들을 수 있는것 같았어요..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"짹째짹~~ 삑삑 찍~~~ 꺅꺅~~" (너 여기 오지 말랬는데 왜 자꾸와!! 주글래???) "삐익~~~ 빼액빼~~~~액~~" (여기가 니땅이냐! 니땅이냐고!!)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;;; 저렇게 비슷하게 들렸습니다 =.= (리얼하죠? =.=;;) 암튼! 전 자연과 제가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느껴져서, 정말 나무한테 말도 걸고, 대답들으려고 나무에 귀도 대서 열심히 들어보고.. 했습니다.. -.-;; (새들 말은 들리는데 나무말은 잘 안들리더군여.. 그래서 저만 실컷 말해주고 와써여;) 그러고 내려와서 바로 다이어리에 쓴 글이, 맨 앞에 쓴 몇 줄의 글입니다... 기억해 놓으려고 시간까지 정확히 적었죠.. 한시간 동안의 작은 산책이지만, 저에겐 큰.. 여행이었죠.. ^___________^ 개량 한복을 잘 입고 다니시고, "노올~라운 경험이예요" 라는 말을 히트시키신 ^^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신, 전국재 교수님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.. 크크..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수업 A+ 받았던거 같네요 헤헤 ^_^V 여러분, 이번 한 주 즐겁게 보내시구요!! 자리에 놓인 선인장이나, 날아가는 제비에게 말 한 번 걸어보세요~ ^__^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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